3. 열왕기상 9-11장 / 솔로몬의 죄
역대하 7-9장은 이 부분과 병행을 이루고 있다. 여기서는 위대한 건축 계획을 완성한 후의 솔로몬의 생애를 다룸으로써, 이 지혜롭고 경건한 왕이 어떻게 점차 영적으로 쇠퇴해갔으며 간접적으로 왕국의 분열을 초래했는가를 보여 준다.
1. 하나님의 훈계 (왕상 9:1-9)
하나님은 솔로몬이 보좌에 오른 지 얼마 안 되어 그에게 나타나셨으며(3:5), 그 때 젊은 왕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할 거룩한 지혜를 구하였었다. 하나님은 또한 성전을 건축하는 어려운 시기에 왕을 격려하기 위한 메시지를 보내셨다(6:11-13). 이제 그의 위대한 계획이 완성되었을 때 솔로몬은 여호와께로부터 또 다른 메시지를 받았는데, 이번에는 솔로몬에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것을 권하고 있다. 우리는 대개 대단히 성공적인 성취를 이룬 후에는 가장 큰 시험에 직면한다.
하나님은 다윗과의 언약을 재확인하고 “온 힘을 다해 마음을 지켜야 할”(잠 4:23) 책임과, 말씀에 순종하여 행할 것을 솔로몬에게 상기시키셨다. 만일 솔로몬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한다면 그의 보좌는 굳게 설 것이며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축복하실 수 있다. 그러나 만일 솔로몬이 불순종하며 그를 따르는 자녀들이 불순종한다면 하나님은 그의 축복을 회수하시고 그 백성을 그들의 좋은 땅에서 내어 쫓으실 것이다. 그리고 그가 세운 큰 집들을 파괴되어 이스라엘의 불순종을 기념하는 상징으로 남겨질 것이다.
성경의 어디를 펴 보아도 이러한 원리들이 진실임을 발견한다. 순종은 축복으로 인도하고 불순종은 징계로 인도한다. 유감스럽게도 본 장에서 솔로몬 왕이 이 경고를 마음에 간직하지 못하고 점점 여호와께로부터 멀어지다가 결국 생애의 종말에 가서는 무죄한 사람을 죽이려고까지 한 것을 보게 된다(11:40).
2. 위험한 동맹들 (왕상 9:10-10:13)
1) 히람과의 동맹(9:10-14)-
우리는 이미 솔로몬이 성전을 짓기 위하여 목재와 기술자를 히람에게 의존하고 있었던 것을 살펴보았다(5:1-12). 나중에는 돈이 필요하여 히람에게서 “빌렸으며” 담보로 갈릴리의 20개 성읍을 주었던 것이 분명하다. 이것이 마태복음 4장 15절에 나오는 “이방인의 갈릴리”이다. 히람은 그 성읍들을 보았을 때 “무가치한 것”(Cabul)으로 여겼으며, 역대하 8장 1-2장은 히람이 몇 개의 성읍을 거래상 솔로몬에게 주었음을 알려 준다. 어떤 사건이 있든지 이방 민족들과의 동맹은 율법에 금지되어 있었으며, 이 동맹들은 다만 솔로몬을 더욱 깊은 문제로 빠지게 하였다(대하 6:14-7:1).
2) 애굽과의 동맹(9:15-24)-
솔로몬은 애굽으로부터 말들과 다른 사치품을 들여오기 위해 정책적으로 애굽의 공주와 결혼하였다(10:28-29). 유대인에게 있어서 “애굽으로 돌아가는 것”은 하나님의 뜻에 반대되는 것이었다. 이사야는 “도움을 구하러 애굽으로 내려가는 자는 화 있을진저“라고 말했다(사 31:1). 이방 여인들과 결혼함으로써 솔로몬은 그의 백성에게 좋지 않은 본이 되었으며, 그들로 하여금 불필요한 이방인들의 일에 개입하게 만들었다.
3) 다른 민족들과의 동맹(3:25-10:13)-
솔로몬의 해군은 왕국에서 요구하는 사치품들을 구하러 인도에까지 항해하였을 것이 틀림없다. 스바 여왕의 방문 역시 개인적인 방문 이상의 일이었으며, 이 일로 인하여 그들 간에는 무역 협정 및 다른 동맹들이 체결되었다. 솔로몬과 여왕은 값비싼 선물을 교환하였으며, 그녀는 솔로몬의 지혜와 부에 완전히 압도당한 채 돌아갔다. 예수께서는 마태복음 12장 42절에서 그녀에 대해 언급하셨으며, 그 시대의 유대인들은 경고하는 데에 그녀의 방문을 사용하셨다. 만일 스바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면, 이방인도 그러하였을진대 “솔로몬보다 크신 분”을 그들 가운데 두고도 그를 거절한 유대인들이 당할 심판은 얼마나 크겠는가!
이 사건을 통하여 명성과 행운의 위험을 읽을 수 있다. 10장 7절에는 “지혜와 복”이라고 되어 있으나, 10장 23절에는 “재산과 지혜”로 기록되어 재산이 먼저 오는 것을 본다. 솔로몬이 물질적인 것에 점점 더 중요성을 둠에 따라 영적인 일에 쇠퇴하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3. 파괴적인 야망 (왕상 10:24-49)
디모데전서 6장 9절은 “부하려 하는 자들은 시험과 올무에 떨어진다”고 경고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이 솔로몬의 생애에 일어났다. 솔로몬은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신 축복의 풍성함에는 아무 관련이 없었고, 자기의 마음을 만족시켜 줄 훨씬 더 훌륭한 사치품들을 구하러 사람들을 멀리 보냈어야 했다.
솔로몬의 말년의 모습이 회의주의와 세상적인 개념들로 가득 찬 전도서에 나타나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가 일년에 금 666달란트를 받은 일은 중요한 의미가 없지 않을 것이다(계 13:8). 그는 성별된 그릇이면 어떤 것이라도 사용하시는 주님(딤후 2:20-21)과는 달리 금그릇만을 사용하였고(21절), 참으로 영광과 호화로움 속에서 살았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모든 영화로움 속의 솔로몬조차도 하나님의 단순한 백합화 한 송이의 아름다움만 못하다고 말씀하셨다(마 6:29).
신명기 17장 16-20절에 기록된 왕에 대한 하나님의 교훈을 솔로몬이 어떻게 불순종하였는지 유의해 보자. 그는 말들과 병거, 돈, 아내들을 늘려갔다. 아마도 솔로몬은 성전 건축만으로도 그의 영적인 삶에 있어서 충분하며, 이제는 과거의 축복들 위에서 빈둥거릴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었다. 전도서 2장에서는 재물을 얻는 데에 대한 그 외 관심을 보여 준다.
4. 고의적인 배교 (왕상 11장)
잠언 5장 20-23절과 6장 20-24절을 쓴 사람이 이방 민족으로부터 많은 아내와 첩들을 취했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그의 아버지 다윗에게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이었던 일부다처 제도만으로도 충분히 나쁜 것이었지만, 그가 이방 여인들을 택한 처사는 하나님께 대한 고의적인 배교 행위였다(신 7:1-14).
이같은 반복된 죄의 원인은 무엇이었는가? 솔로몬의 마음은 하나님과 바른 관계에 있지 않았다(11:4). 하나님은 “마음의 순전함”을 원하셨으며(9:4), 이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향한 하나로 규합된 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솔로몬의 마음은 하나님을 섬기려는 것과 마찬가지로 세상을 사랑하는 것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유일하신 참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한 사람이 이교의 제단을 섬기기 시작하는 것은 비극이 아닐 수 없다! 하나님은 이 일에 진노하셨으며 오류를 범하는 왕을 믿음으로 돌이키기 위하여 몇 가지 징계를 내리셨다.
1) 경고의 메시지(9-13절)-
하나님은 솔로몬에게서 왕국을 빼앗아 다른 사람에게 주시겠다고 하셨다. 이 말이 솔로몬에게 충격을 주어 마음을 돌이키게 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일은 그렇게 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만일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는다면 하나님은 더욱 맹렬한 방법을 사용하신다.
2) 에돔의 침략(14-22절)-
솔로몬의 “안식의 왕국”은 이제 전쟁으로 실의에 빠졌다! 야고보서 4장에는 이 사건에 대한 영적인 해설이 나와 있다. 바로를 포함한 솔로몬의 동맹국들은 별로 한 일이 없었다. 왜냐하면 애굽은 에돔과 결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3) 르손의 적대행위(23-25절)-
수 년 동안 이 전사의 무리들은 솔로몬의 국경을 괴롭혔다. 배교한 왕은 급속히 땅을 잃어가고 있었다.
4) 여로보암과의 경쟁(26-43절)-
솔로몬 자신이 여로보암의 용감성과 근면성 때문에 그를 승진시켰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눈에 띄지 않는 청년을 열지파의 왕이 되도록 선택하셨다. 한 지파는 유다인데 여기에는 “작은 베냐민”(12:21)이 포함되었다. 솔로몬은 자기에게 경쟁자가 있음을 알았을 때 그를 죽이려 하였다. 왕은 백성들이 무거운 세금과 강제 노동 계획으로 신음하고 있음을 알았어야만 했다(12:6-11). 사실, 공공 임무를 맡고 있던 아도니람은 백성들에게 돌에 맞아 죽었다(12:18).
솔로몬이 죽자, 그의 아들 르호보암이 대신하여 통치하게 되었다. 만일 솔로몬이 여호와께 성실하게 머물러 있었다면 그의 말년은 징계와 패전 대신에 축복과 승리로 채워졌을 것이다. 그는 백성들의 마음을 얻어야 할 과제를 아들에게 물려주었으며, 르호보암은 솔로몬을 부유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 무거운 부담들을 어떻게 하든 덜어주어야 했다. 사실상 이스라엘은 위대한 영광과 광채의 은택을 입는 것 같았으나 모든 일들이 잘 되어나간 것은 아니었다. 이것은 지속될 수 없는 덧없는 영광이었다. 요한계시록 3장 17-18절의 설명은 이 상황에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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