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로마서 5장 / 하나님과의 평화
본 장은 4장에 나오는 마지막 말, 곧 “의롭다하심”을 설명하는 것이다. 신약의 어떤 장이라도 본 장보다 더욱 상세하고 더욱 중요한 장은 없다. 우리가 믿음으로 의로워지는 것의 뜻을 이해하려면 필수적으로 바울의 논점을 파악해야 한다.
1. 칭의의 축복 (롬 5:1-11)
칭의란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의롭다”는 것을 하나님께서 선포하시는 것임을 명심하자. 이것은 나에게 전가된 의, 내 구좌에 넣어진 의이다. 성화는 나누어받은 의, 곧 성령으로 말미암아 나의 삶을 통하여, 그리고 그 안에서 성취된 의이다. 칭의는 하나님 앞에 선 나의 지위이며, 성화는 내 앞에 전개된 지상에서의 나의 신분이다. 칭의는 결코 변화되지 않으나, 성화는 변한다. 칭의를 통하여 우리가 가지는 축복을 살펴보자.
1) 평화를 갖는다(1절)-
우리가 원수였을 때가 있었으나(10절) 이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과 평화를 누린다. 하나님과 평화를 누린다는 뜻은 그리스도의 피로 말미암아 죄의 문제가 해결된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은 아버지시며, 심판자가 아니시다.
2) 하나님을 대면한다(2상반절)-
이것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의 새로운 지위로 말미암은 것이다. 구원을 받기 전에 우리는 “아담 안에” 있었으며 정죄를 받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 앞에서 완전한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하나님의 존전에 출입할 수가 있다(히 10:19-25).
3) 소망을 갖는다(2하반절)-
직역하면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누릴 소망을 자랑한다”는 뜻이 된다. 에베소서 2장 11-12절을 읽고 구원을 받지 않은 사람은 “소망이 없음”을 살펴보자. 우리는 선한 행위로 구원을 가져온다고 자랑할 수는 없으나(엡 2:8-9),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주신 놀라운 구원을 자랑할 수는 있다. 이것은 “복된 소망”이다(롬 3:23/롬 5:2 비교).
4) 일상적인 신념을 갖는다(3-4절)-
“우리는 환난 중에서도 즐거워한다”(자랑한다, 영광으로 여긴다). 참된 그리스도인은 장래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생활 가운데 부딪히는 현재의 시련들 가운데서도 신념을 가진다. 우리는 시련이 끝났음을 영광으로 여기거나, 시련의 주변에서 영광스러워 하지 않고 시련 가운데서 영광을 누린다(마 13:21/살전 1:4-6/약 1:3 이하 참조).
이것은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다.
① 시련 + 그리스도 = 인내
② 인내 + 그리스도 = 성품(경험)
③ 경험 + 그리스도 = 소망
5) 하나님의 사랑을 갖는다(5-11절)-
내주하시는 성령은 우리를 통하여 우리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발산하신다. 하나님은 우리같이 “무력하고”, “경건하지 못하며”, “죄인들이고”, “원수들”인 사람들을 위하여 죽으심으로써 십자가에서 그의 사랑을 나타내셨다. 바울이 말하는 점은 “만일 하나님께서 우리가 원수였을 때에 이 모든 일을 행하셨다면, 이제 그의 자녀들인 우리를 위하여는 얼마나 더한 일을 하실까” 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의 죽으심으로 구원을 받는다(9절). 그러나, 우리는 또한 “그의 부활의 능력”이 우리의 삶에서 작용할 때(빌 3:10) 그의 생명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는다(10절). 우리는 “화목함”을 얻었으며(11절-속죄) 이제는 우리의 생활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한다.
2. 칭의의 기초 (롬 5:12-21)
이 부분은 복합적인 부분이다. 여러 번 읽고 현대 번역본을 사용하도록 하자. 바울은 여기서 어떻게 모든 사람이 죄인이며, 한 사람(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어떻게 거룩하지 못한 죄인이 하나님 앞에서 의로운 지위를 얻을 수 있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1) 첫 아담과 마지막 아담-
제일 먼저 “한 사람”이란 말이 여러 번 반복되는 것에 유의하자(12, 15, 16, 17, 18, 19절-11회). 14, 17, 21절에서는 “왕노릇하다”는 단어가 사용된 것에 주목하자. 핵심이 되는 사상은 하나님께서 인류 전체를 보실 때 아담과 그리스도의 두 사람으로 보신다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아담 안에” 있어 잃어버림을 받았거나 아니면 “그리스도 안에“ 있어 구원을 받았다. 중간 지점이란 없다.
14절에서는 아담을 그리스도의 모형(표상)으로 언급하는데, 그는 “첫아담”이요 그리스도는 “마지막 아담”이다(고전 15:45). 두 아담을 다음과 같이 대조시킬 수 있다.
첫 아담 마지막 아담 (그리스도)
흙으로 만들어짐(고전 15:47) 하늘에서 오신 주님(고전 15:47)
옛 창조의 왕(창 1:26-28) 새 창조의 주님(고후 5:17)
완전한 동산에서 시험을 받아 실패함 광야에서 시험을 받고 승리함
죄와 죽음과 정죄를 가져옴 의와 생명과 칭의를 가져옴
죽음이 통치함(5:14/5:17) 믿는 자, 은혜가 통치함(17, 21절)
많은(모든) 사람들이 죄인이 됨(19절) 믿는 자는 의인이 됨(19절)
우리는 육신의 출생을 통하여 우리는 영적인 출생을 통하여
“아담 안에 있음” “그리스도 안에” 있음
구약은 아담의 세대들에 관한 책이며(창 5:1-2) “저주”(말 4:6)라는 말로 끝을 맺는 반면에, 신약은 예수 그리스도의 세대들에 대한 책이며(마 1:1) “더 이상 저주가 없다”는 말로 끝난다(계 22:3). 아담이 잃어버린 창세기의 낙원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하여 회복되었다.
바울이 여기서 교훈하는 것은 아담 안에 있는 인류의 단일성이다(행 17:26 참조). 그가 12절에서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다”고 말할 때, 이것은 우리 모두가 아담이 죄를 범했을 때 아담 안에서 죄를 지었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그와 동일시되고 있으며, 그의 죄는 우리의 죄이고 그의 죽음은 우리의 죽음이다. 바울은 12-14절에 주어져 있는 논점을 다음과 같이 진행시켜간다.
우리 모두는 사람이 하나님의 율법에 불순종하면 죽는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아담으로부터 모세까지는 율법이 없었는데도 사람들이 죽었다. 아담이 하나님의 법에 불순종하여 죽었음은 알려진 바이나, 아담으로부터 모세까지의 사람들은 그와 같은 법에 불순종한 일이 없었다. 그렇다면 죽음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분명한데, 그 원인이 바로 아담의 죄이다. 우리는 “아담 안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그의 죄와 저주를 물려받았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은혜로 “마지막 아담”을 주셨는데, 이는 그의 삶과 죽음을 통하여 아담이 죄 가운데서 행한 모든 것을 풀어 놓으신 새로운 “머리”이시다.
2) 구원과 죄-
바울은 이제 구원과 죄 사이의 대조점들을 몇 가지로 제시한다.
① 범죄 대(vs.) 값없는 선물(15-16절)-
아담의 범죄는 정죄와 죽음을 가져왔다. 반면에, 하나님께서 거저 주시는 은혜의 선물은 의와 생명을 가져왔다.
② 죽음 대 생명(17절)-
아담의 죄로 인하여 죽음이 왕노릇하였으나, 이제는 우리가 그리스도를 통하여 생명 안에서 다스리며(미래의 일이 아님), 풍성한 삶을 누린다.
③ 정죄 대 칭의(18절)-
아담의 죄는 인류를 저주 가운데로 밀어 넣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죽음은 하나님과 바른 지위를 가지도록 하였다. 아담은 하나님으로부터 숨었는데,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을 자유로이 대면한다.
④ 불순종 대 순종(19절)-
아담은 하나님께 불순종하였으며 우리를 죄인되게 하였다. 반면에, 그리스도는 하나님께 순종하셨으며, 그를 믿는 믿음을 통하여 우리는 의롭게 된다.
⑤ 율법 대 은혜(20절)-
하나님은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율법을 주신 것은 아니다. 이는 인간의 죄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차고 넘치는 은혜는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해 율법의 요구에 응하셨다. 그리하여 율법이 제공할 수 없는 것, 즉 죄로부터의 구원을 공급하셨다.
지금까지의 전체적인 논급이 20절에 요약되어 있다. 새로운 창조에서는(고후 5:17 -“그리스도 안에” 있는 존재를 의미함) 더 이상 죄가 다스리지 못하며 은혜가 왕노릇한다. 죽음이 다스리지 못하며 생명이 다스린다. 그리고 우리는 생명 안에서 다스린다. 주님은 우리를 하나님께 대하여 왕들과 제사장들이 되게 하셨다(계 1:5-6).
3) 문제의 제기-
이제 중요한 질문은 “나는 아담 안에 있는가, 그리스도 안에 있는가?”하는 것이다. 만일 내가 “아담 안에” 있다면 죄와 죽음이 나의 삶을 다스리며 나는 정죄 아래 있다 반면, 내가 “그리스도 안에” 있다면 은혜가 통치하며, 나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통치한다. 죄는 더 이상 나를 노예로 삼지 못한다(6장의 주제).
5장 6-11절에서 바울은 대속(그리스도께서 나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셨다)을 가르친다. 그러나, 5장 21절에서는 좀 더 수준을 높여 일체성(나는 그리스도 안에 있으며 죄와 죽음에서 자유롭게 되었다)을 가르친다. 할렐루야, 참 구주가 아니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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