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겔 31장] 레바논 백향목과 같았던 애굽의 멸망
[내용개요]
본장은 앗수르의 영광과 몰락을 애굽에게 상기시킴으로써 애굽으로 하여금 자신들의 패망을 예견하도록 하고 있다. 앗수르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권세와 풍요로 열국의 지배자가 되었으나 그로 인해 교만해졌기 때문에 하나님으로부터 멸망을 받게 된다. 에스겔은 이러한 앗수르의 흥망을 통하여 바로에게 경고하며 애굽 멸망의 당위성과 필연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앗수르의 영광과 파멸을 통해 애굽을 경고하면서, 인간의 권세가 아무리 높아도 하나님의 통치하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강력히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본장은 앗수르의 영광을 백향목에 비유하는 전반부와(1-9절), 교만으로 인한 앗수르의 멸망을 기술하는 중반부(10-14절) 그리고 앗수르의 몰락을 음부에 내려간 것으로 언급하고 있는 후반부(15-18절)로 구성되어 있다.
[강 해]
에스겔이 바벨론 포로로 끌려간 때로부터 제십일년 삼개월이 되는 때에 하나님으로부터 에스겔에게 말씀이 전해졌습니다. 그 말씀은 레바논 백향목과 같이 크고 평화로웠던 앗수르와 같은 애굽이 그 교만으로 인해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멸망할 것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본장은 에스겔이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이 예언의 말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1. 레바논 백향목 같은 애굽
1) 강대함
보통 레바논 백향목은 약 24m 정도까지 자라는 큰 식물입니다. 애굽으로 상징화되고 있는 앗수르가 그처럼 크게 성장하는 레바논 백향목으로 비유되는 것은 앗수르, 곧 애굽이 그처럼 크고 강대한 나라라는 것을 비유적으로 나타내 주는 것입니다. 실제로 애굽은 세계 사대 문명 발상지의 하나로서 바벨론 제국에게 패배하기 전까지는 세계를 재패한 강대한 나라의 하나였습니다.
a. 강한 바로의 군대(출14:9)
b. 큰 나무(단4:10)
2) 부요함
범람하는 나일 강으로 인해 생겨난 비옥한 토지는 애굽에게 엄청난 부를 안겨다 주었습니다. 그 땅이 얼마나 비옥한지 소아시아와 북아프리카 일대가 칠 년 동안 가뭄이 들어 먹을 것이 없을 때에도 그 지경의 모든 거민들을 먹일 수 있을 만큼의 식량을 생산해 내었습니다(참조, 창41:1-36). 애굽은 그처럼 풍부한 곡식을 제공하는 땅으로 인해 엄청난 부를 획득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식량을 팔아 각국의 진귀한 물품들을 사들임으로써 부를 통한 풍요를 누렸습니다.
a. 애굽에서 부요해진 아브라함(창13:1-2)
b. 넉넉한 보수가 될 애굽의 재화(겔29:20)
3) 화려함
마치 레바논 백향목이 키만 큰 것이 아니라 그 용모도 화려했던 것처럼 애굽은 부강함 위에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습니다. 그들은 금 세공이나 의상 제작과 같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물론 의학, 수학, 천문학 같은 학문에 있어서도 다른 문명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한마디로 애굽의 문화와 문명과 학문은 열국의 찬사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화려했습니다.
a. 세속 문명의 발달(창4:21-22)
b. 세상의 초등 학문(골2:8)
2. 애굽의 죄악
1) 교만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애굽은 힘에 있어서나, 크기에 있어서나, 부에 있어서나 문화에 있어 그 어떤 나라보다 강하고 크고 부요하며 찬란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천지의 대주재이신 하나님의 은혜의 결과였습니다(참조, 단4:17행17:25-26). 하나님께서 주셨기 때문에 그들이 그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이 자신들의 능력과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하며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고 자신들을 높였습니다.
a. 이 강은 내 것이라(겔29:3)
b. 애굽의 교만이 꺾임(겔30:18)
2) 쾌락 추구
애굽 사람들은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의 결과가 아니라 자신들의 능력과 노력으로 얻은 결과라고 생각했으므로 그 모든 것을 하나님의 뜻대로가 아니라 자신들의 뜻대로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 모든 것을 의를 위해 사용하지 않고 자신들을 위해 사용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썩어질 육체의 쾌락을 위해 그들의 힘과 부와 문화를 이용한 것입니다.
a. 먹고 마시고 즐거워함(눅12:19)
b. 일락을 사랑하는 자는 죽은 자(딤전5:6)
3) 사치
인간이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자기의 썩어질 육체를 위해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과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쾌락은 남보다 우월하게 소비하는 것으로부터 오며, 좋은 것을 충분하게 소비하는 것으로부터 획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애굽 사람들은 없는 이들과 나누어 쓰기보다는, 또한 영을 위해 육체의 일을 절제하기보다는 육체를 위해 물질을 과다하게 쓰는 사치에 빠졌습니다.
a. 사치의 죄악(사47:8)
b. 사치에 대한 하나님의 분노(계18:8-9)
3. 애굽이 받을 징벌
1) 모든 공급을 끊김당함
하나님께서는 주신 것을 잘못 사용하는 자로부터 그 주신 것을 거두어 들이십니다. 애굽 사람들 역시 그들이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것을 하나님과 하나님의 형상대로 피조 된 인간들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오직 자기 자신, 더 나아가서는 자기의 썩어질 육체만을 위해 사용하였기 때문에 그들에게 주던 것을 끊으셨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에게 부를 공여하던 땅이 식물을 내지 못하도록 사막이 되고 말았습니다.
a. 노략당함(겔29:19)
b. 빼앗김(마25:28-29)
2) 살육당함
애굽 사람들은 그들에게 있었던 것을 빼앗긴다 해도 그들의 죄를 회개하지 않을 백성이었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처지를 원망하며 과거의 영화 회복을 위해 더 큰 강포를 행할 백성이었습니다. 이를 아시는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목숨을 빼앗으심으로써 그들의 죄악을 멈추고자 하셨습니다. 한편 실제로 애굽 백성들은 느부갓네살의 군대에 의해 대량 학살당하는 재앙을 겪었습니다.
a. 나일의 살육(렘46:8)
b. 칼에 엎드러짐(겔30:4)
3) 앞서간 악인들과 함께 영멸에 이름
앗수르가 하나님의 은혜를 모르고 교만하며 사치와 쾌락을 추구하다가 나보폴라살에 의해 멸망한 것처럼, 애굽도 동일한 범죄를 행하였기에 느부갓네살에 의해 멸망에 이르는 심판을 받습니다. 그 멸망은 일차적으로는 나라의 멸망이요, 궁극적으로는 지옥 형벌에 처해지는 영원한 멸망을 지칭합니다. 하나님을 섬기지 않는 모든 악인은 궁극적으로 이 멸망을 피할 수 없습니다.
a. 지하로 내려감(겔32:18)
b. 할례받지 못한 자와 함께 누움(겔32:30)
결론
모든 인류는 죄 가운데 있기 때문에 절박한 고통 가운데 있어야 마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휼을 베푸시는 하나님께서는 때로 풍요와 평강을 이 땅 백성에게 주십니다. 그러나 그때에 그 풍요와 평강을 죄악의 기회로 사용하면 하나님께서는 더 큰 벌을 내리십니다. 애굽과 앗수르가 그 대표적인 교훈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풍요와 평강의 은혜가 우리에게 주어질 때 교만하지 말고 오히려 그것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그것들을 하나님과 모든 이웃들을 위해 사용하는 지혜로운 자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단어해설]
3절. 아름답고. 원어 <hp,y:예페>는 주로 외적인 아름다움을 나타내는데 본문은 앗수르 사람을 백향목에 비유하면서 백향목의 외형적인 아름다움을 묘사하고 있다.
5절. 번성하며. '많다, 크다, 증가하다'는 뜻으로, 앗수르가 막강한 세력을 가지고 부와 번영을 누렸음을 의미한다.
9절. 아름답게 하였더니. 하나님이 레바논의 백향목을 아름답게 했다는 표현을 통해 앗수르의 부와 번영이 하나님의 계획으로 이루어졌음을 나타낸다.
11절. 열국의 능한 자. '능력 있는 자, 지도자'를 뜻하는데, 여기서는 하나님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열국을 심판하는 데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된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을 가리킨다.
15절. 쇠잔하게. '덮다, 입히다, 곤비하다'는 뜻으로, 하나님의 심판으로 앗수르가 멸망할 때 앗수르를 의지했던 주변 국가들이 심각한 피해와 고통을 겪게 될 것을 의미한다.
[신학주제] - 히브리인들의 음부 사상.
구약 성경에 나타난 히브리인들의 음부 개념은 다분히 죽은 자의 거처에 대한 고대 근동인들의 견해와 비슷한 점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음부가 어둡고 그늘진 장소이며(참조, 욥10:21-22,시143:3), 침묵의 장소이며(참조, 시94:17,시115:17), 하나님을 찬양할 수 없는 자들의 장소(참조, 시6:5,시88:10-12)이며, 아무것도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깨닫지도 못하는 장소(참조, 욥14:21,전9:5-10)라고 생각했다. 이와 같은 일반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히브리인들은 다른 고대 이방 민족과는 달리 독특한 음부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 즉 음부가 결코 멸절의 장소가 아니라 계속되는 실존의 장소로서 하나님의 힘이 미치는 곳이라고 이해했다(참조, 욥26:6,시139:8). 한편 죽은 선인과 악인간의 거처의 구별이 엷은 초기 구약 시대 히브리인들의 음부 개념은 신구약 중간 지대에 이르러서부터 점차 선인과 악인 사이를 분리하는 사상으로 발전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상은 신구약 중간 지대의 묵시 문학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데 특히 외경 에녹에서 많이 발견된다. 신약 시대에 이르러 음부 개념은 악인의 영혼들이 영원한 지옥에 들어가기 전에 임의로 대기하는 장소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이것을 가톨릭에서 말하는 '연옥'처럼 실제한다고 단정 짓기에는 많은 문제점들이 있다.
[영적교훈]
우리 주변에는 앗수르처럼 더없이 좋은 여건과 환경을 부여받았으나 결국 멸망의 문으로 들어간 사람들이 많이 있다. 처음은 가히 흥왕했으나 그 결국이 쇠잔한 자들로서, 이들은 하나님을 무시하고 자신의 힘을 지나치게 과신하는 교만의 죄를 지은 자들이다. 이러한 악인의 결말을 통해서 우리는 현재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성도들의 삶은 그와 같은 악인들의 유혹에 완전히 노출되어 있기에, 하나님을 향한 겸손한 자세를 잠시라고 놓치면 그 유혹에 넘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악인의 멸망을 통해 자신의 삶을 항상 단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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