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 7장] 육신의 법과 성령의 법
강 해
바울은 죄로 오염된 인간의 타락한 본성의 상태를 묘사함으로써 인간이 자연인 상태에서 비참한 자리에 있음을 강조하였습니다.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행하려고 하나 육신은 죄의 법을 좇아 행하는 갈등 속에서 좌절과 탄식에 빠진 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말미암는 하나님의 구원 역사로 말미암아 성도는 기쁨과 만족을 얻게 됨을 밝힘으로써 본장의 결론을 맺고 있습니다.
1. 율법에서 자유케 된 성도
1) 살 동안만 적용되는 법
바울은 법이 사람의 살 동안만 적용됨을 밝히면서 남편 있는 여인이 그 남편의 살아 있는 동안만 남편의 법에 매인 바 되고 남편이 죽으면 그 남편의 법에서 벗어남을 비유로 들었습니다. 남편이 살아 있는 동안에 다른 남자에게 가면 음부가 되지만 남편이 죽은 후에는 다른 남자에게 갈지라도 음부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율법의 한계성을 밝힘으로써 성도가 더 이상 율법에 매여 살 피요가 없음을 강조한 것입니다. 율법에 매였던 옛 사람이 죽고 다시 새 사람으로 태어난 성도는 이제 더 이상 율법의 제재를 받지 않아도 됩니다.
a. 율법을 의지한 유대인(롬2:17-18)
b. 범법함을 인하여 더함(갈3:19)
c. 남편이 살아 있을 때만 적용되는 결혼(고전7:39)
2) 율법에 대하여 죽은 성도
바울은 성도가 그리스도의 몸으로 말미암아 율법에 대하여 죽음을 당하였으므로 율법으로부터 자유하였음을 강조하였습니다. 이제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을 위하여 의의 열매를 맺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이 죄 아래 있을 때에는 사망을 위한 열매를 맺을 수밖에 없었으나 그리스도의 구속으로 말미암아 율법에서 벗어났으므로 영의 새로운 것으로 섬길 것이요 의문의 묵은 것으로 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믿기 전에는 육신의 정욕을 좇아 살아감으로 율법의 정죄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에게는 율법의 정죄함이 결코 이르지 아니하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그 모든 정죄를 대신 받으시고 형벌을 당하셨기 때문입니다.
a. 과부는 결혼할 수 있음(딤전5:9,11)
b. 법 아래 있지 아니함(롬6:14)
c. 성령의 법 아래 있음(롬8:2)
2. 성도와 율법(Ⅰ)
1) 율법의 기능
바울은 비록 성도가 그리스도 안에서 율법으로부터 자유케 되었으나 율법 자체가 악한 것은 아님을 교훈하였습니다. 율법은 인간으로 하여금 죄를 깨닫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만일 율법이 없으면 인간은 죄를 범하면서도 자신의 죄를 깨닫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그것은 인간 자체가 죄로 오염되어 판단력을 상실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율법을 주신 목적은 율법을 통하여 죄를 깨닫고 회개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인간들이 그 율법을 지켜 스스로의 공을 세우려고 했기에 하나님 앞에 더욱 큰 범죄를 행하게 된 것입니다.
a. 죄를 깨닫게 함(롬3:20)
b. 죄의 권능인 율법(고전15:56)
2) 사망에 이르게 한 율법
인간이 율법을 잘못 사용함으로써 생명에 이르게 할 계명이 도리어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이 되었다고 사도 바울은 탄식하였습니다. 율법이 이러한 역할을 하게 된 데 큰 부패한 인간의 본성에 그 책임이 있었습니다. 율법은 하나님의 거룩함을 나타내는 계시였고,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받은 인간이 하나님을 따라 행하여야 할 계명이었으나 타락하여 하나님의 영광에 이를 수 없는 인간에게 사망을 선고하는 역할을 하게 된 것입니다. 바울은 율법은 신령한 것이나 인간이 육신에 속하여 죄 아래 팔렸음을 탄식하였습니다.
a. 저주 아래 갇힘(갈3:10)
b. 하나에 거치면 범법자가 됨(약2:10)
3) 원치 않는 것을 행하는 육신
바울은 육신이 자신의 마음에서 원치 않는 악행을 행함을 인하여 탄식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율법을 알고 그 율법대로 행하려 하지만 인간의 육신은 정욕을 좇으려고 하는 강한 욕망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입니다. 바울은 그러한 죄악을 행하는 것은 이제 자신이 아니요 자기 속에 거하는 죄라고 고백하였는데, 이는 자신이 원하는 선을 행치 아니하고 원치 않는 죄를 행하는 육신을 궁극적인 자아와 분리시킨 것입니다. 이러한 바울의 시도는 죄의 책임을 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변화된 성도의 신분을 명확하게 묘사하기 위함입니다.
a. 하나님의 영광에 이를 수 없음(롬3:23)
b. 죄의 종(롬6:17)
3. 성도와 율법(Ⅱ)
1) 선과 악이 함께함
바울은 자신이 한 법을 깨달았는데, 그것은 선을 행하기 원하는 자신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속 사람은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여 그 법을 따라 행하려는 마음이 있지만 육신은 죄의 법을 좇아 행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선한 양심과 죄의 오염으로 인한 인간의 타락한 본성간의 갈등에 대한 묘사입니다.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은 인간의 양심을 이기고 죄로 인간을 이끌고 갑니다. 그래서 자연인 상태에서의 인간은 죄의 법을 스스로 이기고 선한 길로 행할 수 없는 것입니다.
a. 하나님을 상실함(롬1:28)
b. 회개치 않는 악한 마음(롬2:5)
2)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바울은 자신이 곤고한 사람이라고 탄식하였는데 이는 죄악 아래 사로잡힌 인간의 본질적인 절규입니다. 바울은 사망의 몸에서 자신을 구원할 자가 누구냐고 외칩니다. 바울의 이러한 외침은 인간 스스로 사망의 몸에서 벗어날 수가 없음을 의미합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망의 몸을 가지고 죽음의 형벌을 받을 수밖에 없는 연약한 존재임을 강조한 것입니다. 율법 아래 있는 인간의 비참한 처지를 묘사함으로써 바울은 그리스도 안에서 성도가 누리는 자유의 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a. 악을 행하는 자의 곤고(롬2:9)
b. 사망인 육신의 생각(롬8:6)
3)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감사
바울은 탄식 속에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라고 외침으로써 그 문제의 해결이 그리스도 안에 있음을 강조하였습니다. 비록 자신의 육신이 죄의 법을 섬길지라도 자신의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섬기는데, 하나님께서는 그 마음 중심을 보시고 구원을 베풀어 주신다는 것입니다. 바울의 탄식은 절망으로 끝나지 않고 기쁨과 소망으로 결론을 맺는데 이는 그리스도 안에서 성도가 누리는 소망과 기쁨을 나타냅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망의 법에 사로잡혀 절망 가운데 있을 수밖에 없는 죄인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그리스도를 통한 구속의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하나님의 구원 사역은 모든 구원받은 자의 감사의 제목이 되는 것입니다.
a. 사망 권세를 이김(고전15:56-57)
b. 성도의 기업을 이음(골1:12)
결 론
성도는 언제나 마음속에서 두 가지 법으로 인하여 갈등을 겪으면서 살아갑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깨끗함을 입었을지라도 아직은 육체의 영향을 받기에 죄의 유혹을 받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언제나 성령의 법을 좇아 행하도록 힘써야 합니다. 성령의 법을 좇아 행하여 성령 충만을 유지할 때 죄의 법은 세력이 약화되고 성도는 더욱 거룩하여지는 것입니다.
내용개요
바울은 신자가 율법에서 해방되었다는 것이, 그리스도 안에 있으므로 정죄를 면했다는 것과 성령 안에서 점점 성화되어 마침내 죄를 완전히 떠나게 된 다는 것임을 말한다(1-6절). 율법은 다만 인간의 마음이 악한 것이 율법으로 드러난 것뿐이다(7-13절). 율법으로 말미암아 죄가 나타남은 율법 자체가 악해서가 아니고 인간의 본성이 악하기 때문이다(14-25절).
단어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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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절. 율법. 모세의 율법을 가리킨다. 모세의 율법에는 도덕적 율법, 제의적 율법, 시민 정치적 율법의 세 가지가 있다.
4절. 그리스도의 몸. 신앙 공동체를 가리키기도 하며 여기서는 인간의 죄를 지고 죽으신 그리스도의 희생을 가리킨다.
5절. 열매. 죄의 결과로서의 사망을 가져오게 하는 것, 정욕적인 행실을 뜻한다.
8절. 이루었나니. 계명이 죄를 드러나도록 했다는 의미뿐 아니라 금하는 것은 더 하고 싶어하도록 자극했다는 의미도 갖는다.
12절. 거룩하며. 원어 <a{gio":하기오스>는 '거룩한, 순수한'이라는 뜻으로 사물이나 사람이 신에게 접근할 수 있을 만한 성질을 표현하여 쓰였다.
13절. 선. '좋은 것, 유익한 것'이란 뜻으로 이 선은 인간의 악, 죄와 대조되는 것으로 쓰였다. 여기서는 율법의 본질이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이므로 선한 것임을 의미한다.
15절. 원하는. '바라다, 원하다'라는 말로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 욕망을 가졌을 때 쓰이며(참조,고전7:35), 또한 어떤 행위를 좋아하는 것을 나타낼 때도 쓰인다.
19절. 악. 원어 <kakovn:카콘>은 '악한 행동'이라는 뜻을 지닌다. 여기서는 선한 인간의 의지와 악을 행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실존적 상황을 암시해 주고 있다.
21절. 선을 행하기. 선한 행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인간은 선한 행동을 통해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 여김을 받고 올바르게 서기를 원하지만 불가능함을 의미한다.
23절. 사로잡아. 인간은 죄의 법에 포로로 붙잡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법이 아닌 죄의 법을 행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신학주제 - 인간의 악한 본성.
성경은 태초부터 인간이 악하였음을 증거한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인간은 원래 선한 본성을 소유하고 있었다. 직접 하나님과 대면할 수 있었고, 하나님이 허락하신 모든 피조물을 하나님의 원리대로 다스리고 통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단의 유혹에 넘어진 인간은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하는 타락된 인간으로 전락하였다. 하나님을 직접 대면할 수도 없었고, 어떤 노력과 공로도 죄악된 인간의 상태를 이전의 영원한 생명의 상태로 되돌려 놓을 수 없었다. 인간은 사단의 노예가 된 이후 수많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구원의 길에 들어설 수가 없었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구원의 길을 위해 독생자 예수를 이 땅에 보내시고 독생자의 피 흘리심을 통해 온 인류에게 구원을 확장하셨다. 이제 사망의 노예에서 영원한 생명의 자녀로 신분이 바뀌었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 자체는 구원의 보장 후에도 옛 것을 좋아할 뿐만 아니라, 옛 구습을 좇아가려고 한다. 인간의 악한 본성은 죄를 여전히 지으려 하는 것이다. 신자는 옛 것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본성 앞에 성령의 도우심을 간구해야 한다. 이것이 바울이 고백한 내면의 싸움이다.
영적교훈
거듭난 후에도 신자에게는 끊임없는 내적 싸움이 요구된다. 이미 구원의 은총 앞에 하나님의 자녀로 칭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악한 본성은 여전히 우리로 하여금 죄악을 짓도록 자극한다. 성도의 적은 외부에 있지 않고 내부에 있다. 신자에게 있어서, 악한 본성이 요구하는 죄를 포용하는 것은 언 독사를 품에 넣고 녹이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일이다. 잠16:32의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리라'라는 말처럼 성도는 자기 몸을 쳐 복종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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