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요한복음 19장 / 십자가에서의 충성
1. 조롱당하신 그리스도 (요 19:1-22)
빌라도는 불법적이기는 하나 예수님을 채찍질하는 것이 유대인들의 마음을 움직여 그를 풀어 주려 할 것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그러나, 그들의 마음은 굳어져서(12:40), 그리스도를 죽이기로 결정하였다. 빌라도가 그 군병들에게 모욕적인 가짜 왕관과 자색 옷과 왕홀을 가지고 그리스도를 조롱하도록 허용한 것은 잘못된 일이었다. 이 장면을 요한계시록 19장 11-21절과 비교해 보라. 거기서 그리스도는 왕으로서 영광의 관을 쓰고, 철장을 가지고 다스리러 오신다. 그때 모든 무릎이 그 앞에 꿇려질 것이다.
유대인들은 그리스도가 하나님이라고 주장함으로써 율법을 범하였다고 고소하였다(10:33). 이미 그리스도는 그의 메시지와 기적들로 하나님이심을 입증하셨다. 그러나, 완악한 죄인은 그 증거를 거절하고, 그리스도를 멸망시키는 데에 참여하였다.
9절에서의 빌라도의 질문에 왜 그리스도는 대답지 않으셨는가? 그 한 가지 이유는 빌라도가 이미 받은 계시에 순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가 이미 주신 것들에 우리가 순종할 때까지는 더 많은 계시를 주지 않으신다.
10절에서의 빌라도의 장담은 자기 자신을 정죄하는 것이었다. 만약 그가 그리스도를 놓아 줄 권세를 가지고 있었다면 그리스도께서 무죄하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며(19:4), 그렇게 행했을 것이다. 그리스도는 모든 권세가 하나님께로서 말미암는다는 것을 그에게 상기시킴으로써 빌라도를 논박하셨다(롬13:1-/잠 8:15-16).
빌라도는 특별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하나님의 손에 들려 있었으며, 그는 여전히 죄 가운데 있었다(눅 22:22). 11절의 “나를 네게 넘겨준 자”란 유다가 아니라 가야바에 대한 언급이다.
유대인들은 “가이사 외에는 우리에게 왕이 없나이다!”라고 외친다. 6장 15절에서 그들은 그리스도를 왕으로 삼으려고 했었고, 12장 13절에서는 그리스도를 왕으로 찬양하였으나, 이제 그들이 그를 거절하고 있다. 이것은 요한복음에서의 세번째 위기이다.
첫번째 위기(6:15) - 그리스도를 왕으로 삼으려 함(더 이상 그를 따르지 않음, 요6:66) - 길
두번째 위기(12:13) - 그리스도를 왕으로 찬양함(그를 믿지 않음, 요12:37) - 진리
세번째 위기(19:15) - 그리스도에 대한 최종적인 거부(십자가에 못박음) - 생명
빌라도는 재판의 최종적인 결론을 맺고는 십자가 위에 “나사렛 예수, 유대인의 왕”이라는 표제를 붙였다. 관습적으로 죄수는 그의 목에 죄패를 걸었다가 그후 그것을 십자가에 걸어 놓았다. 그리스도의 “죄명”은 스스로 왕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죄패는 히브리어(종교), 헬라어(철학과 문화), 라틴어(법과 정치)의 세 언어로 기록되었다. 이것은 우주적인 죄를 말해 준다. 세상의 이 세 정부가 그리스도의 죽음에 관여했기 때문이다. 문화와 법률, 종교는 사람을 구원하지 못한다. 또한 이것은 우주적인 사랑을 나타내는데, 하나님은 단지 유대인만이 아니라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셨다. 그리고 이것은 우주적인 구원을 선포한다. 그리스도는 헬라인에게는 하나님의 지혜이며, 로마인에게는 하나님의 권세이고, 유대인에게는 모든 종교 의식의 성취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도행전 16장에서 유대 여인 루디아와 헬라의 여종과, 로마의 간수가 모두 구원된 것을 본다. 회개한 도둑은 이 죄패를 읽고 그리스도께서 “그의 나라에서” 그를 기억하실 것을 믿었다.
2. 못박히신 그리스도 (요 19:23-30)
요한은 그리스도의 가상 칠언 중 세 가지만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솔기가 없는 옷을 제비뽑으며(시 22:18), 신포도주를 주는 것(시 69:21), 어떠한 뼈도 꺾이지 않고 옆구리를 찔린 것(시 34:20/출 12:46/슥 12:10)에 대한 성경의 성취를 주의깊게 주목한다. 그러나 37절은 스가랴 12장 10절을 성취하였다는 뜻이 아니라는 데에 유의하자. 오히려 스가랴 12장 10절은 그가 찔리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장차 영광 중에 돌아오실 때 그를 볼 것이다(계 1:7). 십자가형에 대한 모든 세심한 일들이 하나님의 손에 의해 조심스럽게 수행되었다.
요한과 마리아를 서로에게 건네줌으로써 그리스도는 지상에 있어서의 가족 관계를 최종적으로 끊으셨다. 그 일들을 조정한 것은 마리아가 아니라 그리스도이셨다. 우리는 십자가로 온 마리아의 헌신에 감탄한다. 그녀의 침묵은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심에 대한 증거였다. 왜냐하면 그녀의 말 한 마디는 예수님을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목마르다”는 말씀은 육체적이며 영적인 고통을 나타내신 것으로, 그리스도는 우리의 죄를 위해 지옥의 고통을 당하시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우리가 결코 목마르지 않게 하시려고 친히 목마르셨다.
“다 이루었다”는 헬라어 “테텔레스타이”로서, 상인들간에 “가격이 모두 지불되었다”는 의미로 사용되어졌다. 목자들은 그들이 완전한 양을 발견했을 때에 그 말을 사용하였는데,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완벽한 어린 양으로 죽으셨다. 일을 완전히 마친 종들이 주인에게 보고할 때에 이 말을 사용하는데, 순종한 종이신 그리스도는 아버지께서 그에게 하라고 주신 일을 마치셨다. 그리스도는 기꺼이 자원하여 자기 생명을 포기하셨으며 친구들을 위하여 자기 생명을 내어 놓으셨다.
3. 장사되신 그리스도 (요 19:31-42)
유대인들은 동정이나 또는 그들의 죄에 대한 두려움에는 관심이 없었고, 단지 그들의 안식일에 관한 율법을 지키려 하였다. 군병들이 그리스도의 다리를 꺾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가 이미 죽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생명의 주의 존전에서 죽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만약 그리스도께서 먼저 죽지 않으셨다면 두 강도들은 결코 죽을 수 없었을 것이다.
피와 물은 구원의 양면성을 설명해 준다. 피는 죄책을 속죄하며, 물은 죄의 얼룩을 씻어 준다. 또는, 피는 십자가의 하나님 편에서의 칭의를 말해 주며, 물은 인간 편에서의 성화를 뜻한다. 이 두 가지는 항상 동반되어야 하는데, 그리스도의 피가 그를 구원한다고 믿는 어느 누구이든지 사람들 앞에서 정결한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35절에서 요한은 마리아를 그의 집에 모셔 놓은 후 다시 십자가로 돌아온 것이 분명하다. 그리스도가 마리아보다 더 중요하였다. 요한복음에서 마리아가 처음 발견되는 때는 그녀가 혼인 잔치에 있을 때였는데(2:1-11), 그녀에 대한 마지막 언급은 장례식에 있다.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몸을 장사하기 위해 산헤드린의 두 회원인 니고데모와 요셉을 예비하셨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리스도의 몸은 예루살렘 밖의 “쓰레기더미”인 게헨나에 던져졌을 것이다. 이사야 53장 9절은 그의 무덤이 부자와 함께 할 것이라고 약속하고 있다. 이것은 요한복음에서의 니고데모에 대한 세번째이자 마지막 언급이다. 적어도 우리는 그가 고백의 밝은 빛으로 나아오는 것을 본다(요 3장 참조).
니고데모와 요셉은 구약 성경을 통해 그리스도께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으실 것인지를 알았다. 그들은 아마도 향유와 함께 이미 무덤을 준비해 두고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계신 동안 무덤에 숨어 있었을 것이다. 요셉은 이 무덤을 자기 자신을 위해서 마련한 것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어느 부자도 죄인들이 못박힌 장소의 근처에 묻히기를 원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리스도의 몸을 재빨리 쉽게 돌볼 수 있도록 갈보리 근처의 토지를 구입하였다.
우리는 확실히 요셉이 두려워하는 제자이기 때문에 칭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의 목적을 위해 이것을 사용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셉의 믿음이 공개적인 것이었다면, 공회는 그가 예수님을 돌보는 일에 대해 방해하였을 것이다. 요셉과 니고데모가 그리스도의 시신을 만졌을 때 그들은 스스로 유월절에 대해 더럽힌 것이었지만 그들은 개의치 않았다. 그들은 하나님의 어린 양이신 그분을 믿어야만 하였다.
그리스도의 탄생과 죽음을 대조해 보기란 흥미로운 일이다. 그는 빈곤하게 태어나 부자로 장사되었고, 강보에 싸여 이 세상에 오셔서 세상을 떠나셨다. 그의 탄생은 개인적인 것이었으나 그의 장사는 공적인 것이었다. 그의 탄생시에는 사람들이 경배하러 왔었으나, 그의 장례 때에는 그들이 그를 버렸거나 또는 조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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