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갈라디아서 5장 / 성령에 의한 성화
우리는 이제 본 서의 마지막 부분으로 이동하며, 바울은 여기서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신자들의 생활에 실제적으로 적용시킨다. 여기 두 장에서는 네 가지 대조점이 연속해서 나온다.
1. 속박이 아니라 자유(5:1-15)
“은혜와 자유에 대한 당신의 교리는 위험스럽다!” 바울의 적들은 이렇게 논쟁을 벌인다. “만일 그리스도인이 율법에서 자유롭다면 그들은 사악한 삶을 살게 될 거야, 우리에게는 삶을 통제할 율법이 필요하다.” 그처럼 사람들은 은혜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선생이요 “조절자”라는 사실을 거의 모르는 채, 세기를 내려오며 논쟁을 해 온 것이다(딛 2:11-12).
바울은 그리스도인의 자유에 굳게 서 있을 것을 권고한다. 만일 우리가 율법주의로 돌이킨다면 그것은 얽매이고 굴레를 쓰게 되는 것을 뜻한다. 바울시대의 유대인들은 율법의 굴레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행 15:10).
할례는 옛 언약의 징표였으므로, 바울은 옛 언약으로 돌아가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그들을 위하여 값주고 사신 축복에 대한 권리를 스스로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은혜를 거절하고 율법을 의지하는 죄인들에게 유익을 끼칠 수 없으시며, 은혜 대신 율법대로 살려고 하는 성도들을 유익하게 하실 수가 없다. 2-3절에 나오는 “할례”는 모세의 제도 전체를 말하는 것이다. 자신을 율법 아래 두는 사람은 전 율법에 빚진 자가 된다.
“은혜에서 떨어지는 것”은 “구원에서 떨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바울은 “구원을 잃어버린” 사람에게 쓰고 있는 것이 아니다. 구원을 잃는다는 것은 있을 수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는 놀라운 은혜의 영역에서 떠나 율법의 부담스러운 영역으로 옮겨간 성도들에게 쓰고 있다. 워치만 니(Watchman Nee)는 “율법은 하나님을 위하여 내가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 것이고, 은혜는 하나님께서 나를 위하여 어떠한 일을 행하시는 것이다”고 말한다.
그리스도인이 은혜의 자유를 누린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이것은 로마서 7장의 부담스러운 속박에서 로마서 8장의 영광스러운 자유로 이동한다는 뜻이다. 바울은 5-6절에서 참된 그리스도인의 행보에 대해 묘사하는데, 우리의 능력은 성령 안에 있어 믿음으로 이 능력을 받으며, 이 믿음이 우리의 생활가운데서 사랑과 행위를 산출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그리스도인의 자유에 대한 교리는 사람을 사악한 생활로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이 자유가 그를 그리스도께로 더 가까이 매어 준다. 그리하여 그리스도는 신자를 통하여 그의 삶을 사시는 것이다(2:20).
이 거짓된 가르침이 어떻게 그들의 생활에 끼어들게 되었는가? 누룩이 좋은 음식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끼어들었다. 누룩은 언제나 악한 것에 비유된다(마 13:33/고전 5:1-7 등). 거짓 교리는 교회 안에 적은 누룩으로 심겨졌으나 불어나서 몸 전체에 퍼졌던 것이다. 갈라디아 사람들은 이러한 상태에 이르러, 이제 그리스도인의 행실에 있어 방해를 받고 있는 정도에까지 달했던 것이다.
다음으로 바울은 자신이 복음을 전파하기 위하여 어떻게 고난을 당하였는지를 그들에게 상기시킨다. 바울의 적들은 아마도 그에 대하여 거짓말을 하여 그가 할례(구약 율법에 순종하는 일)를 전파하였다고 말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바울은 만일 그가 율법을 전파한다면 유대인들이 그를 핍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논박하였다.
“십자가의 거치는 것”이란 십자가에 못박히신 구세주를 영접할 수 없었던 유대인들에게는 걸림돌이라는 뜻이다(고전 1:23-25 참조). 바울은 할례를 예로 사용하여 “나는 너희에게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베어져 버리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바울은 자유가 방종은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이 부분을 끝낸다. 그는 “사랑으로 서로 섬기라”고 말하는데, 우리가 사랑으로 생활할 때에 율법을 이루는 것이다. “내게는 죄를 지을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말하는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은혜의 십자가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2. 육체가 아니라 영 (갈 5:16-26)
바울의 첫번째 권면은 “굳게 서라”는 것이었는데, 이제 두번째로 그는 “성령으로 행하라”고 권고한다. 그리스도 안에서의 우리의 지위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우리의 행실을 결정한다. 5-6장에서 육체와 성령이라는 단어가 각기 10회씩 사용되어 있다. 율법에 따라 사는 사람들은 육신의 힘에 의존하지만 은혜로 사는 사람은 성령의 능력을 의존한다.
“성령으로 행한다”는 것은 매일의 삶이 주님의 조절 아래 있다는 뜻이며, 하나님의 말씀의 지시 아래 있음을 의미한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는다”는 뜻은 율법주의에 속박된 생활에서 구조를 받는다는 뜻이다. 탕자의 비유에서(눅 15장), 형은 속박된 중에서 살았으므로 행동이나 섬기는 데에서 기쁨을 가질 수 없었다. 얼마나 많은 그리스도인이 그와 같이 살고 있는가!
“육체”는 신자가 여전히 지니고 있는 타락한 본성을 가리킨다. 몸 자체는 죄가 없으며 식욕이 반드시 죄악된 것은 아니지만, 옛 본성의 성향은 하향적이다. 로마서 6장에서 바울은 옛 본성은 십자가에 못박혔으며(갈 2:20) 우리 자신을 죄에 대하여 죽은 것으로 간주하고 자신을 하나님께 양도함으로써 육신을 정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갈라디아서에서 신자의 두 가지 본성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한다. 새로운 그리스도인은 몇 일 또는 몇 주간 동안 놀라운 승리를 누리지만 그리고 나면 유혹과 좌절이 그를 강타하여 용기를 잃게 된다. 누군가는 그의 옛 본성이 되살아난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17절의 마지막 부분은 신자가 승리할 수 없다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이 구절은 “따라서 너희는 너희가 원하는 바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해석될 수 있는데, 이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입장에서 단순히 결심만 가지고는 결코 육신을 조절할 수가 없으며 성령의 열매를 맺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바울은 로마서 7장에서 이에 대해 부언하고 있는데, 자신의 힘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는 신자의 결심은 실패할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행위와 열매 사이에는 참으로 큰 대조점이 있다. 열매는 살아 있는 연합으로 말미암은 결과이다. 기계는 일을 해낼 수는 있으나 열매를 맺을 수는 없는 것이다. 율법은 행위를 산출하지만 하나님은 이러한 일들을 죽은 행실이라고 부르신다(히 6:1). 율법은 결코 여기서 묘사하는 바와 같은 은혜로운 열매를 산출할 수가 없다.
“육신의 일들”에 대한 목록을 현대 번역판으로 읽으면 그 의미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얼마나 무서운 죄의 목록인가! 이러한 일들이 그리스도인들에게서조차 얼마나 많이 발견되는가!
그리스도인의 성품은 성령의 능력으로 말미암아 내면으로부터 생긴다. 성령은 그리스도를 닮아가도록 우리를 변화시키려 하신다(고후 3:18/롬 8:29/롬 12:1-2). 우리는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들에 대하여 여러 시간 묵상할 수 있지만 특별히 사랑이 목록의 최상단에 나오는 것을 유의해서 보자. 바울은 어떤 율법도 이와 같은 종류의 성품을 산출해 낼 수는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결심이 그리스도인들을 성화시킬 수는 없는 것임을 언제나 배울 것인가?
“만일 우리가 성령으로 산다면”(이것은 구원이며, 성령으로 말미암아 살아 있게 되었다), “또한 성령으로 행하자”(이것은 성화이며, 성령께서 우리의 삶에 명령하시고 조절하시도록 허락하는 것이다). 에베소서 5장 18-24절과 골로새서 3장 15-19절을 비교해 보면, 성령으로 충만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조절을 받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그 결과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성령으로 행하는 것”은 일상생활과 동떨어진 어떤 정서적인 경험이 아니다. 말씀을 먹고, 기도하고, 성경이 말씀하는 것을 순종하는 신자의 일상적인 경험인 것이다.
끝으로, 바울은 이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거룩한 삶을 살기를 간절히 원하며 세 가지를 변호하는데, 즉 하나님 아버지께서 이들을 부르셨으며(5:13), 성자 하나님이 그들을 위하여 죽으셨고(5:24), 성령 하나님이 그들 안에 거하신다(5:16-23)는 것이다. 삼위일체의 각 위가 육체에 대항하여 싸우는 우리를 지원하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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