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탐구 40일>
03. 출애굽과 광야시대(출애굽기~신명기)
1. 들어가기
구약학을 가르치던 교수님의 강의 내용 중 잊혀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구약성경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 어디냐고 묻는다면?”이라는 질문에 대한 자신의 답변이라고 하면서 말씀하셨던 이야기입니다.
“출애굽 사건이다.” 그러면서 그 이유를 몇 가지로 말씀하셨습니다.
“우선, 성경의 시작은 창세기이지만 이야기의 순서상 창세기가 먼저 나온 것뿐이지 핵심 사건은 출애굽 사건입니다. 즉, 출애굽을 말하려다 보니 어떻게 애굽에 들어갔는가를 이야기해야 했고, 그러다 보니 요셉을 말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요셉 이야기를 하려면 야곱, 이삭, 아브라함을 거론할 수밖에 없었다 하는 얘기죠. 에- 그런데 말이죠, 아브라함을 말하려면 하나님께서 왜 아브라함을 부르시게 되었나 하는 배경을 알아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창조부터 바벨탑 사건까지의 이야기라는 겁니다. 그러면, ‘출애굽을 구약의 핵심 사건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고 싶은 학생이 이 가운데 있겠지? 그것은 첫째, 신화나 전설 같은 개인의 이야기가 아닌 민족다운 민족으로서의 이스라엘의 출발은 출애굽 사건이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둘째, 창세기부터 신명기까지를 ‘모세오경’혹은 ‘율법서’라고 하면서 ‘모세’가 썼을 것으로 보는데 그가 왜 이렇게 긴 책을 지루하게(?) 썼겠는가? 하는 말이죠. 그래요, 맞아요. 바로 출애굽의 엄청난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앞에서 말한 것처럼 모세는 출애굽 사건 때문에 창세기를 쓰기 시작한 것이 분명합니다. 출애굽 사건은 구약의 핵심입니다.
이것 외에도, 십계명의 서두가 출애굽 사건에 대한 언급이며, 예언자의 메시지가 모두 이렇게 애굽 가운데 버려졌던 이스라엘을 구원해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가자!’이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모델이 출애굽 사건, 그 중에서도 유월절 사건이라고 시간이 부족함을 한탄하며 열거하시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 교수님의 무수한 침 세례를 받으며 감명도 함께 받은 저도 그 주장에 동의합니다.
함께 출애굽과 광야시대를 여행해 보시죠.
2. 줄거리 요약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조상들(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과의 언약을 기억하시고 이스라엘을 애굽의 노예 생활에서 해방시킨 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해 가시면서 예배하는 공동체가 되도록 철저하게 훈련시키십니다.
3. 전개
출애굽과 광야 시대에는 네 개의 주요 사건이 있습니다.
①출애굽 ②시내산 훈련 ③불신앙 ④40년간의 재훈련
①출애굽 : 부르짖음을 들으신 하나님께서 강한 손으로 구원하심(출애굽기1-18장)
총리의 가족으로서 유복한 환경을 누리며 폭발적으로 번성하던 이스라엘 자손은 애굽의 왕조가 바뀌면서 하루아침에 노예로 전락하고, 고역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비로소 부르짖기 시작하고 하나님은 그 부르짖음을 들으사 모세를 통해 구원의 역사를 시작하셨습니다. 그러나 교만으로 가득 찬 강퍅한 심령의 애굽 왕 바로는 계속 버티고, 전대미문의 재앙을 통해 하나님의 강한 손이 상상을 초월한 두려움으로 애굽에 임하셨습니다. 결국, 장자를 포함한 애굽의 모든 초태생이 하루아침에 죽는 재앙을 보고야 바로는 항복했습니다. 하지만 사단의 세력이 그렇게 쉽게 포기하겠습니까? 히브리 백성, 즉 이스라엘 자손은 홍해 바다 앞에서 변심한 바로의 추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도망칠 곳도 없이 이제 여기서 몰살당하게 되었다고 절망하는 순간, 바다가 갈라지고, 그 사이를 마른 땅처럼 건너고, 뒤따르던 바로의 군대는 그 물 가운데 빠져 죽는 인류 역사 최대의 기적을 백성들은 생생하게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들은 하나님께서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가기 위해 광야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 땅에 가는 것만이 목적일까요?
②시내산 훈련: 예배하는 공동체가 되기 위해 십계명을 받고 성막을 세움(출19-40장, 레위기전체, 민1-9장)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열방 가운데서 모범적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민족이 되어서 그 땅에 들어가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모세를 부르셨던 그 산에서 하나님은 일 년 이상 백성들을 훈련시키셨는데, 교육 내용은 십계명의 수여와 언약의 체결, 성막 제작과 제사법, 거룩한 백성으로서의 삶의 규범등등 이었습니다. 이 훈련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을 신뢰하는 법을 배우고, 그들에게서 ‘노예근성’이라는 독소가 다 빠져 나가기를 하나님은 기대하셨습니다.
③불신앙 : 하나님의 약속 보다는 현실을 바라본 자들의 실패(민수기 10-14)
그러나 그 백성은 훈련 후에 만난 첫 번째 사건에서 하나님을 여지없이 실망시켰습니다. ‘가데스 바네아’에 이르러 하나님께서 주시겠다고 약속한 그 땅을 정탐하기 위해 각 지파에서 하나 씩, 열둘의 정탐꾼을 보내었을 때 그중에 열 명이 부정적인 보고를 했고 두 사람(여호수아와 갈렙)만 긍정적인 보고를 했습니다. 백성들은 장대한 아낙 자손이라는 현실만을 바라본 불신앙적 보고를 따르고, ‘그들은 우리의 밥이다’라고 목이 터지도록 외치는 여호수아와 갈렙의 신앙적인 보고는 묵살했습니다. 그리고는 다른 지도자를 뽑아 다시 애굽으로 돌아가자고 울고불고 아우성이었습니다.
④40년의 재훈련 : 불신의 세대는 다 죽고 새로운 세대만 남음(민수기 20-36장, 신명기 전체)
40년의 광야 방랑은 단순한 방랑이 아니었고, 감정적 징벌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애굽을 경험한 일세대가 완전히 죽어 없어지는데 필요한 기간이었습니다. 거듭나지 않고는 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오직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하고는 애굽생활을 체험한 모든 사람은 다 광야에서 죽었으며, 모세가 그 마지막이었습니다. 그는 이 기간 동안에 첫 번째 가나안 진입을 시도했던 남쪽 경로를 떠나 요단 동편의 동쪽 경로로 백성을 인도하였으며, 여리고 맞은편 모압 평지에 이르러서 새로운 세대에게 율법을 반복해서 들려준 후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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