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노예, 오네시모
빌레몬서 1장
“갇힌 중에서 낳은 아들 오네시모를 위하여 네게 간구하노라”(몬 1:10).
신약 성경에서 바울이 개인에게 보낸 편지가 네 편이 들어 있습니다. 이 네 편의 편지는 빌레몬서, 디도서, 디모데전서, 디모데후서입니다. 이 네 서신들 중에서 빌레몬서가 가장 짧으며 동시에 개인적인 내용이 두드러집니다. 이 편지에서 그는 친구에게 어려운 부탁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말로 어려운 부탁입니다. 왜냐하면 한 사람의 생명이 달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당시의 다른 귀족들과 마찬가지로 빌레몬은 노예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노예 중의 한 사람인 오네시모가 그로부터 도망하여 로마로 왔습니다. 오네시모는 로마에 와서 바울을 만나 복음을 듣고 크리스천이 되었습니다.
회심한 오네시모는 자기가 도망쳤던 주인과 화해할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로마법은 도망한 노예에게 아주 무자비했습니다. 만일 오네시모가 주인에게 돌아갈 겨우 그의 주인 빌레몬은 그를 즉시 처형할 수 있었습니다. 아니면 그는 오네시모의 이마에 ‘도망한 노예’를 나타내는 낙인을 찍어 평생 고개를 못 들고 살도록 만들 수도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바울은 빌레몬에게 끼칠 수 있는 모든 영향력을 다 동원하여 오네시모와 빌레몬을 화해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쓴 것이 빌레몬서입니다. 바울은 아주 정중하게, 그리고 설득력 있게 빌레몬과의 우정, 사도로서의 자신의 지위, 그리고 빌레몬의 사랑과 동정에 호소합니다. 더 나아가 바울은 빌레몬이 자신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대담한 요구를 합니다. 심지어 바울은 오네시모가 빌레몬에게 진 빚을 대신 갚아 주겠다고까지 제안합니다.
빌레몬서에서 바울은 노예 제도의 완전한 폐지를 주장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만일 그러한 주장을 폈더라면 당시의 로마 제국의 경제적 기반을 뒤흔들어 놓았을 것이며, 따라서 태동한 지 얼마 안 되는 초대 교회에 로마의 탄압을 불러들이는 결과를 초래했을 것입니다. 노예 제도는 이 편지가 쓰여진 지 1,800년이 지난 후에야 폐지되었습니다. 따라서 빌레몬서라는 이 작은 책은 노예 제도가 폐지되기 이미 오래 전부터 기독교 신앙이 노예 제도 폐지에 심원한 영향을 끼쳤음을 시사해 줍니다.
회심한 후 양심의 가책을 받은 오네시모는 위험을 무릅쓰고 옛 주인에게 돌아가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에 바울은 빌레몬에게 오네시모를 마치 바울 자신처럼 받아들이고 돌봐 주라고 간청합니다. 오네시모는 더 이상 주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의 한 형제였습니다. 노예 제도가 보편화된 고대 사회에서 바울의 이러한 태도는 매우 혁명적인 것이었습니다.
당신이 중간에서 화해자의 역할을 해야 할 상황은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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