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 11장] 안디옥 교회의 설립
강해
교회가 보편적인 교회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이 있듯이, 사도들의 의식에 있어서, 또한 안디옥 교회의 준비에 있어서도 동일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본장에서 베드로는 할례자들의 비난을 받은 일로 인해 하나님께서 행하신 사실로 그들을 깨우치자 저희가 잠잠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또한 흩어진 무명의 그리스도인들에 의해 세워진 안디옥 교회를 세우려는 예루살렘 교회의 노력과 그 일로 인해 사역을 감당하는 교회로 성장하는 안디옥 교회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1. 베드로의 변명
1) 할례자들의 비난
베드로가 가이사랴에서 행한 일은 예상할 수 있는 대로 베드로보다 먼저 소문으로 예루살렘에 도착했습니다. 그는 예루살렘에 도착하자마자 엄격한 유대인 신자들에게 '왜 거룩한 규례들을 어겼느냐'는 질문 공세를 받았습니다. 실제로 베드로가 한 일이 불신자 유대인의 귀에 들어가면 베드로 자신뿐 아니라 동료들까지도 당혹한 지경으로 떨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베드로의 행위는 종교적 의미뿐만 아니라 정치적 의미도 적지 않았습니다. 유대에는 이방인들과 친하게 지내는 유대인들을 민족의 반역자로 비난하는 투쟁적인 민족주의자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눈으로 볼 때 베드로의 행위는 이방인과 친교를 갖는 것뿐 아니라 점령군의 일원인 로마 군인들과도 친교를 갖는 행위였습니다. 유대 그리스도인들의 반응은 여러 가지였습니다. 할례 받은 신자들이란 표현을 통해서 우리는 아직도 모세의 율법을 지키는 그리스도인들이 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베드로에 대한 유대인들의 고소는 그가 무할례자의 집에 들어가 그들과 함께 먹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사람과 함께 먹음은 그를 받아들이고 교제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a. 할례와 무할례(갈6:15)
b. 편협한 태도(막9:38)
2) 베드로의 변명
베드로는 예루살렘에 있는 할례 받은 신자들에게 그가 본 환상과 그것의 성취, 그리고 고넬료의 집에 갔던 일을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그는 지혜로운 사람답게 자기가 이전에 갖고 있던 편견을 하나님이 어떻게 깨우쳐 주셨는지 그 경위를 담담히 증거했습니다. 그는 이제 하나님께서 유대인들뿐 아니라 이방인들 가운데서도 택한 백성을 두셨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예루살렘 교회 교인들은 베드로의 증언을 들으면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베드로가 말한 대로 고넬료와 그의 식구들이 베드로가 설교하는 동안 성령을 받았다면 그들은 하나님께서 이방인에게조차 생명 얻는 회개를 주셨다는 결론밖에 내릴 수 없었던 것입니다.
a. 환상(사21:2)
b. 생명을 얻는 회개(고후7:10)
3) 무죄 선고
베드로의 변명은 자신이 행한 것에 의존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행하신 것에 의존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유대인과 이방인을 구별하시지 않으셨음을 알고, 자신 또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을 알았습니다. 베드로와 성도들은 이방인의 개종을 하나님이 주도하셨으며 또한 이 일을 방해해서도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두 가지 중대한 견과를 낳았습니다. 첫째는, 교회가 그리스도 공동체로 보전되었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교회 시대의 신자들과 성전 예배자들 사이에 커다란 쐐기를 박은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유대인들은 그리스도인들을 호의적으로 보았으나 이 일 후로는 유대인들이 교회를 반대하기 시작했습니다.
a. 하나님의 공평(롬10:12)
b. 유대인의 핍박(살전2:15)
2. 안디옥의 그리스도인들
1) 환난으로 인해 흩어진 자들
처음으로 교회는 적극적으로 이방인들을 개종시켰습니다. 누가는 다시금 스데반의 순교를 이야기하면서 그 일이 준 또 다른 결과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스데반의 일은 사마리아 전도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또한 스데반의 죽음은 사울이 더 열렬하게 교회를 핍박하도록 자극했으며 결과적으로 그를 개종시켰습니다. 세 번째 결과는 복음이 이방인의 땅으로 퍼져 나간 것입니다. 누가는 환난으로 인해 흩어진 자들이 할례 없는 헬라인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첫 발을 내딛게 했음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a. 스데반의 순교 결과(행8:1,4)
b. 헬라인에게 복음 전파(요7:35)
2) 안디옥에서의 복음 전파
수리아에 있는 안디옥은 오른테스 강 하구에서 상류 쪽으로 24km 가량 올라간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도시는 B.C.300년에 세워졌고 알렉산더 대왕의 제국이 여러 개로 분할되었을 때 그중 한 나라의 수도였습니다. 안디옥은 로마와 알렉산드리아에 이어 로마 제국 내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였고 명실공히 국제적인 도시였습니다. 이곳에서는 세월이 갈수록 인종이나 종교의 차이가 그 중요성을 잃어 갔습니다. 이 안디옥이라는 도시에 박해를 피해 유대를 빠져 나온 신자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이들은 안디옥에서 먼저 유대인 공동체에 예수님에 관한 소식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보다 진취적인 사람들은 그 곳에 거주하는 이방인들에게도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많은 이방인들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열렬히 복음을 받아들였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안디옥 교회는 이방인들이 주류를 이루었고 계속해서 현저한 이방인 교회로 남게 되었습니다.
a. 이방인의 개종(엡3:6)
b.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됨(갈3:28)
3) 바울과 바나바
예기치 않은 이 복음의 확산 소식이 사도들과 예루살렘의 지도자들에게 알려지자 그들은 '위로의 아들' 바나바를 안디옥에 대표자로 보냈습니다. 바나바는 몹시 기뻐하면서 그 곳에 머물며 이 역동적인 안디옥 교회의 진행에 필요한 일을 감독하고 지도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역이 그가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것을 알고, 그는 옛 친구 사울을 데리러 다소에 가서 안디옥으로 데려다 일 년 동안 함께 사역하며 교회를 든든히 세워 갔습니다.
a. 견실한 생활(고전15:58)
b. 권면(살전2:4)
4) 안디옥 교회의 선교
예루살렘으로부터 내려온 아가보라는 선지자는 로마 전체가 크게 흉년이 들 것을 예언했고, 실제로 기근이 닥쳤습니다. 이때 안디옥의 그리스도인들은 헌금을 해서 바나바와 사울을 통해 예루살렘 교회에 전달했습니다. 이방인들로 주종을 이룬 안디옥 교회가 유대 그리스도인들을 도운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 처음 불린 자들의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a. 그리스도인이라 불림(벧전4:16)
b. 부조를 보냄(롬15:26)
결론
신약성경에는 “그리스도인”이란 용어가 세 번 나오고 있습니다. 안디옥 교회에 붙여진 이름과 <행26:28 >그리고 벧전4:16입니다. 각 경우 모두 직설적이든 암시적이든 불신자들의 입으로부터 나왔다는 사실에 그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교회가 교회다워지고, 신자가 신자다워질 때에, 그 이름은 부끄럽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마땅히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는 교회들이 될 것입니다.
내용개요
본장은 13장에서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하는 바울의 이방 선교의 서론적 내용이라 하겠다. 장차 이방 선교의 전진 기지로 중요한 일익을 담당할 안디옥 교회의 설립과, 이방인도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한 예루살렘 교회의 유대계 신자들의 사상적 전환이 언급되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바울이 선교 사역의 현장에 독보적으로 등장하게 됨을 예고하고 있다. 즉 본장은 예루살렘 교회의 사도들을 대표하는 베드로에게서, 이방 교회인 안디옥 교회에서 최초로 선교 활동을 편 바울에게로 선교 사역의 중심이 이양되는 모습을 암시적으로 보여 준다. 이러한 내용의 본장은 베드로의 변론(1-18절), 안디옥 교회의 설립(19-26절), 안디옥 교회의 구제 활동(27-30절)으로 구성되어 있다. 결국 바울은 안디옥 교회의 부조금을 예루살렘 교회의 신자들에게 전하는 전달자가 됨으로써 장차 예루살렘 교회에서 파송되는 명실상부한 선교사가 되는 여건이 조성되어진 것이다.
단어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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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절. 힐난하여. '심판하다'는 뜻으로 베드로에게 대하여 유대 출신 기독교인들이 베드로의 이방인 선교에 대해 비난하는 것을 말한다.
7절. 잡아먹으라. 제사에 사용된 제물을 먹는 행위를 말한다. 여기서는 율법상 금직된 음식을 베드로에게 먹으라고 요구하는 장면이다.
14절. 말씀을. 원어 <rJh'ma:레마>는 명백하게 말해진 '진술'을 의미한다. 이 말은 단순히 전달하는 말이 아니라 역동적으로 변화시켜 주는 말씀임을 의미하고 있다.
24절. 충만함. '가득하게 하다, 완성하다'라는 의미로 하나님으로부터 풍성한 은혜와 능력을 받은 자들을 묘사할 때 쓰였다.
28절. 아가보. 예루살렘에 살던 예언자로 칠십 인 제자 중의 한 사람으로 A.D.43-44 겨울, 아가보는 안디옥을 방문했고, 앞으로 일어날 큰 기근을 예언했다.
신학주제 - 안디옥 교회의 부조.
교회에 맡겨진 중요한 사명 중의 하나는 구제인 데 구제는 먼 이웃이 아니라 바로 가까이 있는 믿는 형제들부터 베풀 줄 알아야 한다. 예루살렘 교회는 안디옥 교회에 지도자를 파송하여 영적 부흥에 일조하였고 안디옥 교회는 예루살렘 교회에 부조금을 보냄으로 해서 성도들간에 '서로 사랑하는' 모범적 예를 보여 준다. 특히 안디옥 교회의 성도들이 이방인으로서 자기들을 쉽사리 용인하지 않으려 했던 예루살렘의 유대인들을 미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어려움을 돌아본 것은, 그들이 민족이나 지역에 구애되는 편협한 자들이 아니라 교회의 일치성과 지체 의식을 깨달을 줄 아는 폭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참조, 고전12:12-27). 하지만 성도의 사랑은 자기의 형제뿐만 아니라 원수까지도 사랑해야 하는' 의무가 주어졌다. 또한 본장의 주요 내용인 안디옥 교회의 부조는 안디옥 교회의 성숙된 일면을 보여 주는 단적인 실례로서 나중된 자가 먼저 된다는 말씀의 직접적인 성취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헌금을 단지 부조적인 차원에서 생각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교회가 자신과 바나바가 가지고 간 안디옥 교회의 헌금을 수령하는 것과 더불어 자신의 이방 선교에 대한 합법성을 인정해 주길 바랐다. 결국 그러한 바울의 바람은 실제로 이루어졌다(참조, 갈2장).
영적교훈
바울은 헬라파 유대인으로서 역시 같은 헬라파 유대인인 스데반을 처형하는 데 일조했었다. 그 결과 많은 헬라파 유대인들이 핍박을 피하여 안디옥으로 흘러들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안디옥 교회가 생겼다. 그 후 바울이 회심하고 바나바와 함께 안디옥 교회에서 목회한다는 것은 참으로 역사적 아이러니이다. 이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경륜과 지혜가 인간의 예측과 지혜를 능가하고 있음을 증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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